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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6.14
- 2007.06.14
프라이드-UFC 前챔피언끼리의 대결로 흥미를 모으고 있는 실바와 리델의 대결이 점차 확정 쪽으로 가닥이 잡혀감에 따라 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도끼살인마’ 반더레이 실바(31, 브라질, 슈트박세아카데미)와 ‘아이스맨’ 척 리델(38, 미국, 핏파이트팀)의 한판 승부. 그야말로 상상만으로도 팬들의 가슴을 벅차 오르게 만드는 매치업이 아닐 수 없다. 비록 둘 모두 최근 뜻밖의 패배로 주춤거리고 있지만 이름에서 느껴지는 힘만으로도 ‘세기의 빅매치’로 손색이 없다.
실바는 최근 MMA위클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마도 다음 경기는 9월경 척 리델과 치를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두 선수의 격돌은 챔피언 시절이던 작년 한차례 거론된 바 있는데, 팬들의 큰 성원에도 불구하고 양 단체간 입장 차가 장애물로 작용하며 무산되고 말았다. 하지만 현재는 양 선수 모두 재기를 위해서 커다란 제물(?)이 필요한 입장이고, 세계 종합격투계의 흐름이 급격히 UFC쪽으로 쏠리는 상황인지라 성사가능성은 훨씬 높아진 모습이다.
‘너를 밟아야만 내가 올라설 수 있다’ 한때의 왕자끼리 펼치는 치열한 ‘패자부활전’이 성큼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두 선수의 승부를 미리 예상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카운터만큼은 내가 최고’ 척 리델의 얼음창!
“둘다 최고의 스트라이커들이다. 승부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치열한 난타전 속에서 척 리델의 정확한 한방이 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히카르도 아로나가 최근 한 브라질 격투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래플러인 그가 타격가들의 대결에 대해 견해를 펼친다는 것은 다소 성급한 부분일수도 있겠지만 평소 타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들어온 데다 그 역시 동 체급에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강자임을 감안했을 때 마냥 무시할 사항만은 아니다.
물론 아로나가 실바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점도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될 듯싶지만, 타 단체의 강자마저도 인정할 정도로 리델의 펀치가 정확하다는 사항에는 이견을 달기 어려워 보인다. 티토 오티즈, 랜디 커투어 등 최고의 선수들도 순식간에 정신을 놓아버렸을 정도로 정확도 부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주먹의 소유자가 바로 척 리델이기 때문이다.
사실 척 리델의 타격폼이나 스타일은 정통적인 타격가와는 거리가 있다. 어정쩡하게 백스탭과 사이드스탭을 밟고 훅과 스트레이트가 모두 가능할 듯한 자세에서 주먹을 뻗어대는 모습은 마치 19세기 고전복싱의 전형을 보는 듯 하다. 하지만 그러하기에 상대 입장에서는 더욱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 또 리델은 특유의 카운터 능력을 바탕으로 삽시간에 강력한 주먹을 상대의 턱에 사정없이 꽂아버리는 스타일이다.
거리가 어느 정도 잡혔다 싶으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섬광(閃光)처럼 강펀치가 날아가는데, 팔이 길고 각도 또한 절묘해 일단 적중되면 버티어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리델의 타격능력에 ‘거품’이 있지 않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그가 때려눕힌 강자의 대부분은 그래플러 타입의 선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타격능력을 제대로 갖춘 상대에게 약점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퀸튼 잭슨에게 너무나도 큰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가드를 견고히 한 채 접근전에서 강력한 한방을 뿜어낼 수 있는 스트라이커 타입이야말로 리델의 ‘천적’이다. 그런 면에서 접근전 난타전이라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실바는 리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상대지만, 의외로 가드가 강한 상대가 아닌지라 ‘리델의 길다란 ‘얼음창’이 그전에 꽂힐 가능성도 높다.
‘근성으로 승부를 본다’ 실바의 붕붕훅!
강한 스트라이커면서도 완성되지 않는 투박한 타격을 구사한다는 점에서는 실바 역시 리델과 비슷하다 할 수 있겠다. 수많은 파이터들을 상대로 엄청난 압박과 공포를 주며 그야말로 ‘때려눕힌다’는 표현을 제대로 보여주었지만 강력한 스탠딩 능력을 가진 이른바 정돈된 타격가(?)들에게는 어려운 경기를 펼친 것 또한 사실이다.
자신이 두 번이나 이겼던 퀸튼이 리델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는 점만 따지고 봤을 때는 실바에게 충분한 승산이 있어 보이지만 정상급 강자끼리의 대결에서는 이른바 ‘상대성’을 무시할 수 없기에 의외로 실바가 어처구니없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바의 위험요소 중 하나는 가드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퀸튼은 동 체급 내에서 복싱 실력만큼은 최상으로 꼽히는 선수로 주먹의 파괴력은 물론 가드나 위빙 등 기타요소에서도 완벽한 기량을 자랑한다. 강력한 펀치를 가졌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겠지만 실바는 퀸튼처럼 정통적인 복싱스타일이 아닌 엄청난 핸드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보다 한번이라도 더 주먹을 내는 타입으로, 그 와중에 카운터를 맞추는 능력도 뛰어난 이른바 ‘MMA형 맞춤형 타격가’로 볼 수 있다.
웬만한 상대들은 이런 실바의 공격에 맞설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두려움을 느꼈고 실제로 파워, 맷집, 타이밍 등에서 밀리며 넉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무척 공격적인 이미지임에도 불구하고 실바는 좀처럼 결코 무리해서 먼저 들어가지 않는 공격법을 선호한다. 천천히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가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춰 오히려 더욱 강한 압박공격으로 맞불을 놓아 침몰시켜버리는 것이다. 자신도 빈틈이 많은 편이지만 상대의 약점을 캐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데 본의 아니게 반대로 상황이 전개되는 경기에서는 그 역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같은 카운터 펀치의 달인들이라고는 하지만 근거리에서의 훅 연타를 주무기로 하는 실바 입장에서는 거리싸움에 능하고 스트레이트가 일품인 리델이 난적인 것 만은 분명하다. 퀸튼이 그랬듯 일단 가드를 견고히 한 채 최대한 가까운 거리로 접근하는 전략이 키포인트가 될 전망으로 공간만 확보된다면 강력한 훅 못지 않은 니킥까지 장착한 실바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