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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be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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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도끼날을 재정비중인 반더레이 실바(31, 브라질, 슈트복세아카데미)
 
정상에서 누려온 혜택이 많았기에 그 충격도 컸던 것일까? 요즘 실바의 모습은 과거의 흉폭한 ‘도끼살인마’와는 많은 점에서 달라 보인다.
 
각종 인터뷰를 통해 “올해는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 싶다”고 수 차례 언급한  사실을 비롯해 이따금씩 보이는 사진에서도 그답지 않게(?) 순한 포즈와 표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타 선수에 대해 말할 때도 상당히 존중하며 평가하는 등 예전의 공격적인 성향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웃는 얼굴로 상대 선수를 무참하게 짓밟고, 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그들을 뒤로 한 채 닌자, 쇼군 등 소속팀 동료들과 껴안고 환호성을 질러대던 예전의 실바가 아닌 듯 하다.
 
일본인 선수 위주로 싸워 안티팬들의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한창 전성기 시절 실바의 존재감은 분명 헤비급의 효도르와 비견될 정도였다. 실제로 둘의 체급을 뛰어넘는 승부가 주최측에서 심각하게 거론되었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실바의 카리스마는 대단했다.
 
고난의 시작, 광폭한 야수는 돌아올 수 있을까?
 
손쉬운 먹잇감만 연속해서 만난 탓일까? 도끼살인마의 야성이 옅어지기 시작한 시기는 2005년 여름을 넘기면서부터였다. 오래 전부터 난적으로 평가받았던 히카르도 아로나에게 완패를 당하며 주춤하기 시작하더니 이듬해 열린 무차별급 그랑프리에서는 미르코 크로캅에게 그야말로 손도 못써보고 무참하게 무너졌다.
 
단순한 패배를 떠나 내용마저도 좋지 못한 경기였는데 잔혹감과 강한 이미지로 먹고(?) 살던 실바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결과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할말은 있었다. 격투계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이른바 ‘상대성’적인 부분에서 극강의 그래플러 아로나와 극강의 타격가 크로캅은 실바에게 분명 버거운 상대였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다음 댄 핸더슨과의 경기였다. 비록 스탠딩과 그라운드에서 모두 정상급 기량을 갖춘 댄 핸더슨이었지만 어디까지나 한체급 아래(당시 기준)에서 뛰던 노장인지라 실바의 승리를 의심하던 팬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한 패배. 더군나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카운터성 펀치로 KO를 당했다. 그야말로 살인마의 도끼날이 우수수 빠져버리는 순간이었다.
 
사실 후발주자인 크로캅의 그늘에 가려서 그렇지 실바야말로 MMA 무대에서 타격가가 살아남는 방법을 보여준, 아니 한술 더 떠 그래플러를 때려잡는 지극히 희귀한 타격가의 전형을 보여준 선수이다.
 
크로캅처럼 깨끗하고 멋들어진 타격도, 이고르 보브찬친처럼 한방의 공포를 상대에게 심어주는 스타일도 아니지만 어떤 상대를 만나도 물러서지 않는 특유의 배짱을 바탕으로 링 위에서 날뛰는 모습은 순식간에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팬들에게 일명 ‘붕붕훅’이라고 불리우는 마구잡이성 펀치를 비롯해 접근전에서의 니킥, 그리고 넘어진 상대를 향해 무섭게 꽂히는 스탬핑 킥 등 어찌 보면 투박하기 그지없는 공격법으로 무장했지만 그러하기에 보는 이들은 더욱 피가 끓어올랐다.
 
실바의 부진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의 추세에 맞는 기술적인 부분을 지적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를 아끼는 팬들은 의외로 전혀 다른 시각에서 ‘해법’을 내놓는다. 다름 아닌 ‘자신감’이다.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실바지만 최근 전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척 리델과의 대전설이 나돌고 있어 어쩌면 생각 밖으로 빨리 그의 복귀전을 볼 수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과연 실바는 다시금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팬들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실바가 가장 강했던 순간은 그의 광폭함이 불을 뿜던 바로 그 때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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